요시와라 피안화
PCㅁh국no2025-11-23 11:21
요시와라 피안화

………… 시구레 진상루트를 보고 왔어요. 할 말이 많은? 데 여운에 잠긴 건지 뭔가 적으려니까 생각이 안 나네… 그냥 계속 멍청하게 화면만 바라보고 있음.

 

그래도 잊기 전에 포스팅을 해두고 싶으니까 어떻게든 적어보겠습니다…

 


 

이것저것 일이 많아서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린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시구레가 음란하게 흐트러지는 린의 모습을 보고 정 떨어지고 싶어서 (진짜 한 줄 요약하면 이건데 이게 진짜 아름답거든요? 아놔 진짠데 무튼…) 손님이 간 후 밤마다 린을 안게 되고, 둘의 기묘한 관계가 시작된지 좀 되고 나서 시력이 안 좋아진 시구레가 불의의 사고로 팔을 다치고 만다.

오키쿠는 시구레에게 밥을 먹여줄 수 있냐며 린에게 부탁하고, 린은 시구레의 밥 시중을 들기 위해 찾아가나… 그곳에서 결국 "하게" 된다. (그럴 줄 알았다. 이 겜이 그렇죠 뭐.) 

 

아무튼 거기 초반부에 나온 일러스트인데 시구레의 장난기 가득한 표정이 제법 좋아서 캡쳐했다.

 


 

이건 수위가 있는 짤이지만 그… 그렇게 심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고 있긴 한데 몸에 다 가려져서 안 보이잖아?! 괜찮지 않나?! 어차피 요 게시판 나만 보고!!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아무튼 행위 도중에 시구레의 상처가 드러나고 그 상처를 동물이 다친 곳을 치유하듯 핥아주는 린.

일러스트가 너어무 좋느라서 수위 짤인데도 불구하고 캡쳐할 수밖에 없었다.

 



 

오키쿠는 오우카야에서 오랜 시간 일을 했는데, 시구레가 날 때부터 지켜봐왔기에 시구레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모성이라기보다는 죄책감이 더 강했으며 사유는 어릴 적부터 학대받고 자란 시구레를 도와주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어머니에겐 버림 받고 아버지에겐 학대를 받고 자란 시구레, 자연스럽게 마음이 뒤틀리기 시작했고… 여느 날처럼 아버지에게 술잔으로 얻어맞고 무표정하게 앉아있던 것을 어린 린이 발견하고 위로해준다.

이때 린이 시구레에게 상사화를 건네주는데 상사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며 시구레는 이것을 처음으로 예쁘다 라고 생각하고 린을 원하게 된다.

 

…… 여기서 모든 불행이 시작된다.

시구레는 린에게 집착하게 되고, 린을 손에 넣기 위해서 린의 부모님에게 바람을 넣어 사업을 시작하게 만든 후 그 사업을 폭삭 망하게 만들어 거대한 빚을 지게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면 린을 유곽에 팔 거라고 예상했던 시구레였으나, 부모님은 동반 자살을 선택하고 린을 유곽에 팔지 않았다. (아니 근데 그 정도로 딸을 깊게 생각했다면 차라리 같이 죽던가 왜 둘만 죽고 린은 남겨둔 거임? ㅜㅜ 린의 심정을 서술하시오.) 후에 시구레가 이것에 대해 오산이었다고 하며 부모가 자식을 그렇게 아낄 수 있는 줄은 몰랐다고 하는데… 이 말이 굉장히 룽했다. (이건 그냥 사적인 오타쿠 이야기.)

 

아무튼 죽은 부모님을 발견하고 충격에 휩싸인 린. 어린 날의 기억을 봉인하고 시구레에게서 들은 말 만을 믿고 살아오는데…

 


 

이 대사 보자마자 뭐야 이 미친 것? 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들음.

해석하자면 '내가 시구레 님을 낳고 싶어.'

 

이게… 이게 무슨… 무슨 문장이야 이게. 분명히 한글(이 아닌 일본어)로 적혀있는데도 뭔 소린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이 충격적인 말 이후로 내가 시구레를 낳은 부모가 되어 그에게 애정을 준 채로 키우고 싶다고 서술하는데… 린아. 진짜 여기 미친놈 소굴이지만 너만한 미친놈도 드문 거 같다. 보통 자기를 강간하고 거칠게 안는 사람을 두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후반부터는 거의 고의였지만 배드 엔딩부터 볼려고 해서 안정적으로 배드 엔딩을 봤다. 사실 보려고 하지 않았어도 배드 엔딩이 나올 거 같긴 했다. (나중에 공략보고 알았는데 무조건적으로 시구레 편을 들어야지만 정석 루트대로 가더라. 조금이라도 소이치로에 가담하는 순간 아웃인듯.)

내용은…… 스스로 케지메(이걸 한국어로 뭐라 하는 게 좋을까? 책임?)를 하기 위해서 오우카야에 불을 지르고 죽는 것을 택한 시구레. 이 엔딩에서는 시구레를 끌어내거나 함께 남지 못하고 소이치로에게 끌려가 린은 살아남는 엔딩이었다.

혼란을 틈타 소이치로가 지내는 곳에서 생활하게 된 린. 그러나 린은 시구레를 잊지 못하고, 소이치로는 점점 조바심나기 시작한다. 린이 자기를 봐줄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지만 (아니 그럼 끝까지 기다리라고!!) 더이상 참지 못하고 린에게 손을 대고 마는 소이치로. 그러나 린은 반항하지 않고 "거칠게 해줘"라고 말한다. 시구레가 자기를 거칠게 대했기 때문이다. 이 말을 듣고 소이치로는 깊게 절망하고 슬퍼하지만 곧…… 그래. 잊을 수 없다면 내가 덧씌어주겠다며 수락한다. (미친놈)

 


 

ㅋ 아니 그리하여 시작된 죽은 사람을 포함한 영혼 결혼식이 아닌 영혼 3P.

이거 보는 내내 어디까지 하는지 보자 짤 자세로 마우스만 딸칵거림. 너희 진짜 미친놈들이야 그거 알아? 이거 뭐 미친놈들 밖에 없구만!! 이란 소리가 저절로 나오더라.

 

린은 소이치로에게 거칠게 안기면서 시구레에게 보고 있냐고 호소한다. 시구레의 환영까지 만들어내 자신이 이렇게나 음란하다, 당신 외의 다른 남자에게 안기고 있다며 항의? 하는 린. …… 정말 미친 놈들의 소굴 속 미쳐버릴 것 같은 엔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소이치로 린 시구레가 모이면 왜 3P가 되는 거냐고요?! 이 미친놈들………

 


 

그리고 진상 루트의 해피? 엔딩. 아니 이걸 해피 엔딩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거냐? 다 죽었는데요? 다 죽었어요. 말 그대로 린도 시구레도 불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채 행복하게 죽어가는 것이 이 엔딩.

 


 

린을 향한 진심을 고백하고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라고 하는 시구레.

………… 그걸 몰라서 묻냐?! 너 때문이잖아 너 때문이잖아 너 때문이잖아!!! < 라는 말이 거의 육성으로 나왔음.

 

아니 물론 얘도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있어. 그건 알아. 불합리하게 당하고 살아온 것도 알아. 그치만 그렇다고 이런 행동을 해도 되는 건 아니야!!

 

둘이 불 속에서 죽어갈 때 음…… 이래놓고 같이 탈출해서 살아남은 후의 이야기가 나오는 건가? 했더니 진짜 죽어서 당황했다. 근데 그게 맞는 거 같다. 아름다운 거 같다.

 



 

…… 그래요. 솔직히 말할게요.

아름다웠어요. 솔직히 말할게요. 시구레 루트 제법 좋았어요. 아니 물론 나는 막… SM이나 거칠게 하는 걸 좋아하는 타입? 은 아니라서 중간까지는 얘 뭐하냐? 하고 있었는데 시구레 과거 밝혀지면서 마지막 진엔딩으로 가는 순애를 보고 나니까 흐음? 시구레? 제법 좋을지도? 가 돼버린 겁니다.

 

아니 근데 이 두 일러스트는 정말 아름다웠다.

불 속에서 죽어가며 불꽃을 피안화(상사화) 같지 않냐고 말하는 린. 추억 속의 그 장소를 떠올리며 공감하고, 함께 죽어가는 시구레……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그렇게 길고 길었던 요시와라 피안화 엔딩을 보다!

질질 끌 바에는 오늘 끝내버리자 생각하고 쭈욱 밀었는데 지금 시각 오후 7시 15분, 생각보다 (너무 많이) 오래 걸렸다.

 

재미는 있었는데 공략 캐릭터들이 주인공을 너어무 못살게 구는 거나, 수위 씬이 너무 많아서 기력이 쪽쪽 빨려나가는 느낌이 들었음. 나는 이런…… 거에 약하구나 싶었다.

 

아무튼 정말 재밌게 했습니다.

게임 제작자 분들께 감사드리고, 또 누군가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있겠냐?)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5-11-27 19:17